고사, 유래, 뜻 이야기

거경지신 巨卿之信 뜻 유래

그 너머 이야기 2025. 4. 3. 08:00

거경지신 (巨卿之信)

클 거, 벼슬 경, 어조사 지, 믿을 신

거경지신은 '거경의 신의'라는 뜻으로,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품을 의미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거경지신

이 성어는 후한서(後漢書) 독행열전(獨行列傳)에서 유래하며, 후한 시대의 인물 범식(范式)과 장소(張劭)의 일화를 통해 신의(信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범식은 자(字)가 거경(巨卿)으로, 태학에서 공부하던 중 장소와 절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별할 때, 범식은 장소에게 "2년 후 고향으로 돌아갈 때 반드시 그대의 집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2년이 지난 후, 장소는 약속한 날이 되자 어머니에게 범식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먼 거리에 떨어져 있으면서 약속을 지킬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지만, 장소는 "거경은 신의를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반드시 올 것입니다."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날, 범식은 약속대로 도착하였고, 장소의 부모님께 예를 올리며 함께 술을 마시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범식의 신의 깊은 성품에 감탄하였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 장소가 병에 걸려 죽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범식을 다시 보지 못하고 죽는 것이 한스럽구나!"라고 탄식했습니다. 같은 날 밤, 범식은 꿈속에서 장소를 보았는데, 장소는 자신이 이미 죽었으며 곧 장례를 치를 예정이니 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놀란 범식은 즉시 길을 떠나 장소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한편, 장소의 장례식에서 관이 움직이지 않아 하관을 하지 못하고 있던 중, 범식이 도착하여 슬피 곡을 하자 비로소 관이 움직여 장사를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두 사람의 깊은 우정과 신의에 감탄하며 거경지신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거경지신'은 지금도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성실한 인품을 가진 사람을 칭찬할 때 사용됩니다.